개인회생파산 국제전화 수화기 너머로 처음 들었던 서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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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에서 운영하던 작은 봉제 작업장 문을 닫고 나니 남는 건 고장 난 허리와 한국에 두고 온 빚뿐이었습니다. 십오 년 전 납품 대금을 못 받아 부도가 났을 때 떠안은 연대보증 채무가 이자까지 붙어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있었습니다. 나이는 예순을 넘겼고 병원에서는 수술을 미루면 걷기 힘들어진다고 하는데, 한국 공항에 내리는 순간 무슨 일부터 벌어질지 몰라 밤마다 달력만 넘겼습니다.
시차를 맞춰 한국 법률사무소 몇 곳에 전화를 걸어봤지만 대답은 비슷했습니다. 외국에 계시면 해드릴 수 있는 게 없으니 일단 귀국해서 주민등록부터 살리고 오라는 말이었습니다. 몸이 아파 비행기 타는 일정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인데, 아무 준비 없이 들어오라고만 하니 전화를 끊고 나면 더 막막해졌습니다.
이곳과 통화했을 때는 첫 질문부터 달랐습니다. 지금 현지에서 바로 발급받을 수 있는 계좌 내역과 폐업 서류가 무엇인지 하나씩 짚어주며, 제가 귀국하기 전에 한국에서 먼저 진행할 수 있는 절차와 현지에 남아서 챙겨야 할 서류를 종이에 적듯 나누어 설명해 주었습니다. 이후 허리 통증이 심해져 귀국 비행기를 몇 차례나 미루게 되었을 때도, 현지 병원 기록을 받아 법원 기일을 연기해 주며 끝까지 일정을 맞춰 주었습니다.
결국 타국 살림을 다 정리하고 돌아와 부평에 작은 방을 얻었고, 파산관재인 면담까지 무사히 마친 끝에 면책 결정문을 받았습니다. 요즘은 아침마다 동네 정형외과에 들러 물리치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조용합니다. 낯선 땅에서 혼자 전화기만 붙들고 망설이던 시간이 비로소 끝났다는 걸 이제야 실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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