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파산 장부랑 배송 전표를 하나씩 맞춰보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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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네 시에 채소 트럭 몰고 시장 나갈 때마다 핸드폰 진동 소리가 겁났습니다. 독촉 문자가 끊이지 않고 카드 대금 결제일은 턱밑까지 다가오는데, 납품처에서는 돈을 안 주고 이자는 계속 불어나서 숨이 턱턱 막혔습니다.
아들이랑 같이 배송 차 타고 무거운 짐 나르며 번 돈인데, 다른 사무소에 가니 가족끼리 일한 건 월급으로 인정 안 된다고만 했습니다. 그 돈을 다 소득으로 잡으면 한 달에 이삼백만 원씩 어떻게 갚느냐고 물어봐도 뾰족한 수가 없다는 말뿐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사무실에서 담당자분이 제가 들고 간 손때 묻은 거래 명세표와 통장 사본을 책상에 쭉 펼쳐놓았습니다. 그러고는 거래처 서명받은 납품서랑 아들 계좌로 돈 보낸 날짜를 하나하나 형광펜으로 짚어가며, 이렇게 정리해서 소명하면 법원도 그냥 넘기지 못한다고 차분하게 짚어주었습니다.
법원에서 서류를 더 내라고 했을 때도 당황하지 않고 미리 준비해 둔 운행 기록과 거래처 확인서를 바로 제출해 주었습니다. 서류를 내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법원에서 개시결정이 나왔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요즘도 여전히 새벽에 아들과 함께 트럭에 상자를 싣고 시장으로 나섭니다. 빚에 쫓겨 눈앞이 캄캄하던 때를 지나 매달 감당할 수 있는 금액만 성실하게 내면서 다시 장사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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