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파산 아이 손을 잡고 돌아오던 정류장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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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주방 일이 끝나고 밤늦게 아이를 데리러 어린이집 야간 돌봄에 갈 때마다 머릿속이 하얗게 비었습니다. 수급비 들어오는 통장에는 바로 다음 날 카드값이 빠져나갔고, 아이 감기약값과 기저귓값이 부족해 현금서비스를 돌려막던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처음 찾아갔던 다른 사무실에서는 통장에 찍히는 고정 월급이 없으면 서류를 넣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현금으로 받는 일당은 법원에서 소득으로 잘 안 쳐준다는 말을 듣고, 저 같은 사람은 결국 파산도 회생도 못 한 채 아이와 길거리에 나앉는 것인가 싶어 앞이 캄캄했습니다.
JLP 사무실에 처음 갔을 때 담당자분이 제 낡은 가계부와 찢어진 현금 봉투를 하나씩 책상 위에 펼쳐놓고 보셨습니다. 사업주 분께 어떤 확인서를 받아야 하는지, 통장에 제가 식당 일 끝나고 입금했던 날짜들을 일일이 짚어가며 법원에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차분하게 짚어주셨습니다.
양육비도 한 푼 못 받는 처지에 아이 몫 생계비를 법원에서 깎을까 봐 매일 밤잠을 설쳤는데, 아이에게 들어간 병원비 영수증과 보육료 내역까지 꼼꼼하게 묶어 법원에 보내주셨습니다. 보정 권고가 나왔을 때도 제가 당황하지 않도록 적어야 할 내용을 차근차근 정리해주셨습니다.
개시결정 통지를 받고 나서야 식당 퇴근길에 아이 손을 잡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었습니다. 매달 정해진 변제금을 내면서도 아이 밥을 거르지 않고 키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다시 삶을 살아갈 힘이 생겼습니다.
- 다음글월급 통장이 막히면 정말 끝이라는 생각뿐이었습니다 2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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