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파산 두 번째 신청서를 앞에 두고 앉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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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가 폐지됐다는 결정문을 받은 날 회사 휴게실에서 봉투를 열었습니다. 3년 넘게 넣던 돈이 몇 달 밀렸다는 이유로 없던 일이 된다는 걸 그때 알았습니다. 아내한테는 한 달 넘게 말을 못 했습니다.
다시 신청할 수 있다는 얘기는 여기저기서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디를 가도 뒤에 조건이 붙었습니다. 한 번 폐지된 이력이 있으니 이번엔 더 내야 할 거라고요. 왜 더 내야 하는지는 설명이 없었습니다. 그 말만 듣고 나오면 신청할 마음이 더 없어졌습니다.
여기서는 제 종전 서류를 뽑아서 책상에 펼쳐놓고 시작했습니다. 3년 전 서류랑 지금 급여명세서를 나란히 놓고, 그때는 얼마를 벌었고 지금은 얼마인지, 그 차이가 어디서 왔는지를 줄 그어가며 짚었습니다. 아이 학원비 영수증까지 챙겨오라고 했을 때는 이런 것까지 필요한가 싶었는데, 나중에 그게 왜 필요했는지 알았습니다.
압류 들어온다는 통지를 받고 며칠 잠을 못 잤습니다. 회사에 알려질까 봐 그게 제일 무서웠습니다. 신청하고 얼마 안 돼서 연락이 끊겼습니다. 그날 처음으로 밤에 잤습니다. 지금은 매달 정해진 날에 이체 하나 하고 삽니다. 액수는 전보다 줄었습니다. 또 폐지될까 봐 아직도 이체 확인을 두 번씩 합니다. 그래도 이번엔 끝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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